김나형 독자 (희성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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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책상 정리를 하던 중 ‘어? 처음보는 공책같은데 낯설지 않아. 이게 뭐지?’하는 생각으로 6년만에 1학년 일기장을 꺼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일부러 남기셨다고 합니다.
일기장을 보는데,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어려서인지 글씨가 삐뚤빼뚤, 틀린 글자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림일기도 보았는데 제 상상을 주로 그려 놓았습니다. 정말 1학년 동생들이 쓴 일기를 보는 것만 같았습니다.
3,4 학년쯤 되자, 1,2학년 때보다 일기를 잘 안 썼던 것 같았습니다. 썼다 해도 단지 선생님 검사용으로 쓴 것 같았습니다. 뻔한 내용에 비밀도 전혀 없었습니다. 재미없는 소설을 읽는 것처럼 지루했습니다. 어떤 친구들은 다이어리를 만들어서 비밀은 따로 쓴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은 드물지요.
학원 때문에 바빠서일까요? 아니면 귀찮아서일까요? 저도 순수했던 날의 일기장과 사춘기였던 날의 일기장의 차이를 보고 많이 느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저만의 다이어리를 만들 생각입니다.
먼 미래. 제가 엄마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때쯤 다시 꺼내 읽어보면 과거의 일이 비디오처럼 머리에 스쳐지나가겠죠? 반성도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자기만의 비밀 다이어리를 만들어 비밀까지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어떨까요? 근심도 털어 놓으면 마음도 훨씬 가벼워지겠죠?
나중에 10년, 20년, 30년 뒤 웃다가 울기도 하며 일기를 읽을 일을 생각해봅니다.
김나형 독자 (희성초등학교 / 6학년)